A. 내 관점으로는 사람들이 연애하고 결혼하고 혼동하는 듯해 보임.

연애는 계약이긴 한데 불요식계약이고, 결혼은 요식계약임.

다시 말해 결혼은 혼인신고를 해야 하고, 사실상 혼인의 개념은 단순히 '선호'에 의해서만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혼인계약에 의해서 발생하며, 혼인 계약 이후에 혼인 관계에 충실해야할 '법적 의무'가 발생함. 그렇기에 혼인 상태에서 바람을 피우면 그것이 명시적 계약 위반이 되는 것이고 계약 파기시 그것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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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애는 불요식계약임 단순히 '선호'만 발생하면 언제든 성립할 수 있는 구두계약이고 계약의 조건은 자유, 다른 사인의 권익에 대한 부당한 침해가 있지 않는 이상 어떠한 관계든 성립이 가능할 수 있음. 다만 이 경우에는 관계에서의 의무는 구두에 의해서 정해지는 것이므로 그것에 대한 명시적인 책임에 대해서 공증을 통해 규정하지 않는 이상 각자에게 '책임 문제'를 제기할 수 없음.

연애에서 외도를 함과 혼인 관계에서의 외도는 다루는 바가 분명히 다른 바가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연인에서의 외도'를 '혼인 관계에서의 외도'와 같은 층위로 다루는 부분이 있음. 사실 이 부분은 약간 이해가 안감. 연인간의 관계에서 외도를 하는 것이 어떠한 이유에서 규범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일단 잘 이해를 못하겠기도 함.

뭐 예를 들어 남자와 연애관계를 맺고 있던 여자가 클럽을 갔다 온다던지, 그 반대로 남자가 클럽을 갔다온다던지에 대한 문제가 어떤 근거에서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도 사실 이해하기 쉽지 않음.

왜 연애 상대방이 다른 여자나 남자와 자신과 다른 관계가 있으면 거기에 질투를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글쎄.. 어렵다. 어떤 관계를 특수한 관계로 규정하는데, 이걸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은 '아 저 인간들이 나만의 특별한 친구'를 규정하기 위해서 그런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좀 해보기도 함. 근데 제약이 많은 만큼 돌아오는 대가라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은 그냥 제약만 많은 경우가 좀 많은듯.

좀 더 좋은 설명을 듣고 싶음.

B. 요새 생각은 서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서로를 부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거나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끼리는 특수한 혼인관계를 용인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음. 혼인관계가 규정하는 것은 관계의 최소한이고, 부양문제나 아니면 재산 문제의 경우에는 자율적으로 계약과정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식.

예를 들어 어떤 여자나 남자가 상대 배우자의 '재산'을 보고 혼인을 계약한다거나, 아니면 능력을 보고 혼인을 계약한다고 한다면. 의무나 책임 문제에 대한 채택가능한 의무나 책임의 기준들을 제시해주고 거기에서 선택할 수 있게 만든다면, 목적과 다른 과잉 책임을 막을 수 있을거니와, 만일 이것을 수행한다면 다른 목적으로 혼인의 관계를 맺는 사람들을 다르게 규정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계약 위반에 그에 합당한 책임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는 것 같음.

다른 예로 고전적인 혼인 관계는 취집의 일종이었음. 남자는 여자를 부양할만한 능력이 있어야 했고, 여자는 아이를 낳아준다거나 혹은 양육하는 책임을 가져야 했음. 근데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게 굉장히 다양한 목적을 가진 혼인이 발생하고 있음.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그 목적에 비해 혼인에서 부담해야 할 책임이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혼인을 하는 경우가 있음. 그리고 책임이 과중하니 버티고 버티다가 나중에는 결국 이혼소송을 하고 배상책임 문제가 발생한다거나의 문제가 있음.

서로가 상대방에게 혼인 관계에서 필요한 것을 규정하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을 합의하면, 계약 관계에서 좀 더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해당 규칙을 지키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임, 계약은 지켜져야 하나 파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해야하지 않는가에 대한 생각. 어차피 초기에 적은 책임을 두고 있는 계약의 경우에도 시간의 변동에 따라서 책임을 스스로 늘린다던지 하는 재계약을 하면 되니까..

뭐 이렇게 말하면 아주 혼인을 형식적으로만 보는 나쁜놈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만서도.. 좀 더 깔끔하지 않나 싶음.

 

Posted by 종합유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