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의 몸은 수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몸을 구성하는 작디 작은 세포는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맡은 직분을 다함으로써, 균형과 질서를 지켜 서로 생존해나간다. 그것들이 크기에 몇 조배에 달하는 사람이라는 거대한 유기체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가히 경이롭다.

그 세포들중 자신의 직분에 어긋나게 행동하는 세포들이 있는데, 그런 비정상 세포들 중 암이라고 불리는 '무용한데다가 해가 되는' 악성 종양은 여타 양성 종양이라고 불리는 비정상 세포들과는 다르게, 주변의 정상세포들에 침윤하여 자신을 복제하고, 균형과 질서를 유지하는 신체내의 환경에서는 죽어야 하지만 죽지않고 끊임없이 살아남아서 다른 부위로 자신의 세포를 복제 전이시키고 결국 영양분을 뺏어 정상세포의 기능을 파괴하여 자신도 결국에는 죽고 그 집합인 경이로운 생명체인 사람을 죽게 만든다.

국가도 이와 마찬가지로 수백 수천 수억의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가운데 사람들이 자신이 맡은 ...직분에 충실함으로써 서로 공존하고 상생하는 질서를 유지한다. 그런 가운데 질서와 균형을 파괴하는 암덩어리는 도대체 누구인가?

2. 봉준호 감독이 그려낸 설국열차에는 외적 상황이
가지는 비현실성은 둘째치더라도 내부에 조성한 환경의 정당한 근거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그저 주어지는 것에서 봉준호의 정치적 견해가 이미 상당한 부분 반영되는 것으로 보이기야 한다. 물론 이것은 극작의 부분이기 때문에 굳이 사실 관계를 따질 필요가 없으며, 단순히 봉준호가 생각하는 국가의 느낌을 선명하게 설국열차에 담아내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나는 봉준호의 정치적 색채에 상관없이 그 전달력과 표현력을 높게 평가한다.

다만 그가 보여준 마지막 결과인 열차의 질서와 균형이 파괴되고 열차에 있던 주인공이 밖으로 나가서 곰을 목격하는 장면은 그 순간만을 보면 마치 구속된 질서와 비인간적인 행위를 극복하고 넘어선 것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열차의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 상징하는 국가의 질서의 파괴 이후 직면하게 될 앞으로의 불안전한 고난, 극도로 낮은 생존확률과 더욱 더 큰 불확실성과 위험으로 사람을 내몰아버린다는 점에 있어서 그것은 과연 사람이라는 종 자체에서 이상적인지 묻는다면 나는 그 선택에 대해서 그다지 좋은 평을 주고 싶지만은 않다.

3.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심층적인 논의는 하지 못하지만, 몇 온라인 매체에서 금번 프랑스 테러 사건에서 아랍인들을 도발한 만평지가 문제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을 간혹 보게 되는데, 만일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만평지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후에 프랑스에 과격한 보수적 테러리스트에 의해서 폭탄테러를 당한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말도 해서는 안 될것임에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 주장을 함으로 보수적 테러리스트들을 도발한 것이고 그들이 테러를 당한 것은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도발한자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종합유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