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 어렴풋한 생각에 경제학을 배우는 사람은 반드시 마케팅을 배워야 현실적인 계량화된 시장 분석의 관점을 가질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케팅의 발전 방향은 거칠게 5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생산 -> 제품 -> 판매 -> 마케팅 -> 사회적 마케팅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겠다.
1차 단계의 '생산'의 경우에는, 자원 자체가 희소하였기 때문에, 생산하면 모든 제품이 팔려나가는 형식이었다. 소규모 마을 내에서는 굳이 제품을 PR하지 않더라도, 국밥을 먹을 사람은 먹고 짚신을 신을 사람은 항상 존재한다. 어떻게 만들든 그 제품이 목적의 가장 기초적인 요건만을 충족한다면, 그것은 어떻게든 팔려나가게 된다.
...2차 단계인 제품의 경우에는, 제품의 목적 적합성을 높이는 시점이라 할 수 있겠다. 과거와 다르게, 동일 업종내에서 경쟁기업이 늘어났고, 같은 경쟁기업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품을 만든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 시기에는 어떻게 판매할지에 치중하기 보다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작하면, 사람들은 그에 합당한 가액을 지불하고 제품을 구매하며, 동종업종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려 수익을 증대할 수 있다.
3차 단계인 판매의 경우에는, 본격적으로 제품을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등장한다. 해당 시점에서는 시장을 세분화하는 과정이 없이 이미 주어져 있는 시장에 대해서 판매 촉진 전략을 통하여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어당기는 단계라고 할 수 있겠다. 좋은 예시로는, 가격할인, 광고 및 사은품 제공, 인적 판매 등이 있다.
4차 단계로는 본격적으로 '마케팅'이라고 이름을 붙일 수 있을만한 단계가 등장한다. 과거와 같이 주어진 시장에 판매전략만을 세웠다고 한다면, 마케팅의 단계에서는 본격적으로 시장 자체를 개발하는 단계로, 시장에 대해 세분화(Segmentation)하여 유사선호를 가진 선호집단별로 소비자를 구분하고 그 가운데 본격적인 소구행위를 할 시장을 선정(Targeting)한 후 그 시장에 대해서 어떤 방식의 판매행위를 할 것인지를 포지셔닝(Postioning)한다.
5단계는 경영학 이론 일반의 발전 중에, 자원의존이론에 기초한 사회적 마케팅의 방법이라, ESPT의 개념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장외적 요인에 대한 마케팅으로 보아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보다는 정치,경제, 사회, 기술등의 관점이 포함되는 부분이므로, 매개변수의 접근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기존의 미시경제학의 범위내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라 보인다.
대학교 미시경제학의 소비자 이론 부분을 보면, 처음 등장하는 것은 예산제약선, 효용곡선이고, 탄력성 개념, 개별수요곡선과 시장수요곡선이다. 뭐 중간에 ICC나 PCC의 개념이 들어가긴 하지만, 개론서만 찾아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니 굳이 이것을 설명하지는 않는 것으로 한다. PCC에서 도출된 개별수요곡선의 수평합을 통하여 2재화 예산제약선 가운데 특정 재화에 대한 시장수요곡선을 도출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방식을 통하면 특정 재화에 대한 다른 효용과 다른 예산선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집단에 대해 시장 일반의 차원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런 분석에서는 이제 의문이 들을 수 있을것이, 현대사회에 있어서 소비할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의 숫자는 굉장히 많고 그에 대한 가격차별의 방법이나 재화나 서비스에 도달하기 위해 투입되는도달비용등을 고려했을 때 1물 1가(여기서는 투입비용의 1가를 의미한다.)의 전제가 성립할 수 있을지의 의문등과, 그것들을 예산제약선이라는 제약조건내의 다변수함수로 표현이 가능한가의 문제, 다변수함수의 효용함수를 구성해내는 복잡한 방정식을 도출해낼 수 있는가의 문제, 최종적으로는 정말 '소비자들의 효용'을 계량화하여 나타낼 수 있는가의 문제 등으로 귀결이 된다.
경제학자들은 물건을 실제로 판매하거나 어떤 소비자가 그것에 관심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마케팅(특히 유통과 가격 제품)을 전공하고 있는 경영학도나, 실제로 재화를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심리를 분석하여, 그에 적절한 제품을 공급하여, 이를 통해 수익을 거두어야 밥을 먹고 살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순수 경제학도는 크게 관심이 없는) 자신들이 타겟팅하는 세분시장에 대한 분석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그들은 분석을 위해 통계의 방법을 사용한다. 그들은 '인구통계적 분석'. '지리적 분석', '행동적 분석', '심리적 분석' 및 기타의 방법을 통하여 자신의 제품을 선호할만한 유사선호를 가진 수요집단을 뽑아내고, 수요자 집단의 선호 가운데 자신의 제품과 경쟁위치에 있는 타기업의 재화 등을 추출한 후, 추정오차를 고려한 유의한 군 안에 존재하는 경쟁기업을 선발하여, 추정치 범위에서 가장 높은 확률로 현실에 가까운 수요자 일반을 구조해낸다.
구조해낸 수요자 일반은, 단일한 예산제약선을 가지고 있으며, 단일한 효용함수를 가지게 되며, 그 가운데 분석해낸 결과를 통해 기업은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따라 생산관리의 의사결정을 통해 제품을 생산한다.
그렇다면, '마케팅'의 작업은 미시경제학에서 어떠한 의미를 제공하는가 한다면, 경제학이 가정하는 이상적인 시장의 가정을 현실의 공간내에서 실현시킬 수 있게 만든다고 할 수 있겠다. 쉽게 말하자면 이론과 실재의 결합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이유에서, 거시경제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아닌, 개별 수요자나 개별 시장을 전제하는 미시경제학의 개념을 사용하여 시장을 언급하는 사람이, 마케팅을 통해서 추출해 낸 개별 시장의 정보에 대해서 전무할 때 그 사람의 주장의 현실성에 대해서는 심히 의심할만하다 할 것이며, 이를 통해 미시경제학을 배우는 사람이 모델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경제에 대한 언급을 하고자 한다면, 마케팅은 감히 말하건데 시장 일반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