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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심적 상태에 대하여

종합유추 2015. 4. 15. 00:30

타인의 심적 상태를 이해하려 시도하고 그 결론을 내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엄격하게 그 자체를 알 수 있다는 것은 어렵지 않나 싶기도 하다.

가끔 나는 타인의 사고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 사고의 '심상'을 가정하고 타인의 이해방식을 혼자만의 방법으로 생각해보지만, 내가 타자의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상상한 것이 상대의 사고와 같은지 혹은 유사한지 조차 알 수 없고 유일하게 대상이 나와 '유사하다'라고 일컬어지는 사고를 하는것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반응을 통하여 지레짐작하는 방법만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과정에서 가끔 서로 유사한 사고를 했다는 것을 반응에서 서로 관찰하며 맞장구를 치나 그렇다고 하여 그 과정 자체가 같으리라는 법은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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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은 결혼하지 않은 남성이라는 가벼운 결론에 도달하는 가운데에서도 그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내 사고 속에서 발생하는 그 추론의 '느낌'은 매번 그 사고를 할 때마다 새로우며 관계적으로 유사 경험을 제공해주는 구조일지는 몰라도 실질적으로 그 같음을 간주할 수 있으나 확신하기는 무엇보다 어렵다.

나의 순수한 감각에서조차 순간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동일한 명제라고 일컬어지는 것에 있어서 동일함이 결론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일함의 개념을 대상들의 관계적 경험에 덧붙이는 것이라면 과연 무엇이 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가끔 개념적으로 잘 훈련된 사람들은 이러한 동일한 감각을 덧붙인 개념이 실재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보편적 가치와 당위와 같은 것이 그러한 것인데 그것은 마치 그들의 마음에서 변동이 없는 고정된 것으로 박제되어 있는 것 같아서. 합의된 약속 이상의 신적인 것으로 다가온다

가끔 나는 타인과 대화할 때 주제넘게 타인의 심적 상태를 온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종에 개념의 환상에 빠지는데, 그것은 관찰된 행동에서의 예측가능함에서 나타나는 통제의 느낌일 뿐 대상의 심적 상태를 온전하게 통제한다거나 알고 있다는 사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습관이 되어 자연스럽게 해왔던 것에 의식을 집중하는 순간 그것은 낯설게 다가온다. 습관적으로 호흡을 하는 경우와 다르게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면 뭔가 그 느낌 자체가 낯설어지는 것에서나, 암기해 둔 바이올린 곡을 연주하는 가운데에서도 그 흐름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과정을 의식적으로 주시하면서 연주를 하다보면 곡의 연주의 느낌이 낯설어지는 것도 하나의 예시가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