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추 2015. 4. 15. 00:16

1. 인터스텔라가 한국에서 흥행하는 이유를 '한국인들의 과학적 소양이 뛰어나기 때문이다.'라고 놀란이 말했다는데, 인터스텔라에 그렇게 유의미할 정도로 많은 과학적인 지식이 담겨있는지는 일단 의문이 있다.

2. 일전 영화관에서 인터스텔라를 본 소감은, '미지의 세계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현화 할 것인가?'의 문제의식만 강하게 드러났을 뿐, 영화 자체의 줄거리만 따지고 볼 때에는 '뭐 저런 줄거리가 다 있어?'하는 느낌이라고.

3. 구체적으로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관람시에 줄거리 전체에서 하나도 캐치를 못 했었는데, 환경파괴 - 부성애 - 미국중심주의 - 가족주의 - 개인주의 - 우주- 초월자(?) 도대체 영화는 관객에게 어떤 메세지를 던져주고 싶었는지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것 같다는 생각. 줄거리만 따지고 보자면, 놀란은 너무 많은 것을 말하고 싶었으나, 많은 소재를 다루기에는 우선 시각효과에 묻혔고, 영화란 소재가 가지는 드라마와는 다른... 짧은 러닝타임으로 인해서 스토리의 긴밀성이 깨지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본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차라리 마블 코믹스 히어로물에서 보여주는 것 처럼 선-악 구도와 미국 패권주의, 국제 경찰의 지위에 있는 미국과 악당들을 상대하는 미국, 그리고 그 가운데서 피어나는 소비적인 미국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은 상당히 진부하지만 일관성 없는 스토리에 비해서 상당히 직관적으로 그리고 일관적으로 관객을 이해시킨다는 점은, 캡틴 아메리카2 : 윈터 솔져나 스파이더 맨이 인터스텔라의 그것보다 구체적으로 잘 드러내준다고 생각한다.

4. 블랙홀이나 웜홀 혹은 새로운 행성에서의 높은 파도가 보여주는 압도적인 시각효과는 나름 긍정을 하겠으나, 이미 그런 CG는 다른 영화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미지의 것을 구현화 한다는 점에서 인터스텔라를 다른 유사 장르의 영화보다 높게 쳐주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물론 혹자는 '인터스텔라는 엄격한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미지의 세계를 구현화 했기 때문에 그 설득력 측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으나, 과연 영화를 볼 때 영화 효과를 현상계로 가져와 실제로 발생할 것임을 염두해 두면서 일일히 과학적 이론을 재검토해서 영화에 그것을 대입할 정도로 볼만한 사람이 몇이나 있겠으며, 그렇게 피곤하게 영화를 보는게 과연 영화를 통해서 성취하고자 하는 목적과 얼마나 깊은 연관이 있겠는지 생각해본다면, 저런 방식의 과학적 접근이 논거로 제시되는 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의 목적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게다가 실제로 접근해서 본적도 없는 블랙홀, 웜홀, 1.2 중력에서의 거대한 파도들은 이미 지구내의 논리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고, 3차원 4차원 5차원 구성도 지구에서 관찰된 논리를 바탕으로 서술해 낸 것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구현화했다고 해서, 실제로 관찰하지도 않은 현상에 대해서 얼마나 그렇게 깊은 의미가 있겠는지도 지적할만한 사항이라고 보인다.

5. 물론 이제 영화를 보는 감상은 이제 보는 사람의 각자의 느낌에 따라 다른 것이고,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냐에 따라서 영화가 다르게 보인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내 관점을 성급하게 확장해서 영화에 대한 답을 내리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는 생각하나. '1000만 관객을 찍을 정도로 대단한 영화였는가? 한다면', 과연 관객들은 영화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혹은 무엇을 보기를 기대했는지 사실 좀 어렵고, 지적 만족이나 허영의 냄새가 솔솔 풍긴다는 점은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