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 개소리 개소리/나름 분석과 주장?

무속인, 신념, 논쟁, 확인

종합유추 2015. 4. 15. 00:09

1. 오늘 정기예금 만기가 돼서 인출하러 가다가, 흔히 사람들이 보는 두명의 무속인을 만났다. 두명의 무속인이 처음에는 우체국의 위치를 물어보려고 하다가, 목소리가 좋다면서 말을 계속 걸더니 가족이 학자의 가문이라고 하면서 얼굴에서 평생 공부하게 될 팔자를 읽었다고 하더라. 다른거 하면 패가망신한다고..

평생 공부하게 될 팔자라니. 학교에서 도망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평생공부해야 할 팔자'라는 말을 들으면 불편한 감정이 들기는 한데, 교수직위는 이미 물건너 갔고, 사소한 연구나 하면서 논문이나 책좀 쓰고 현장 뛰면서 분석이나 하고 싶은 사람에게 있어서 평생 공부해야 할 팔자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는...

제발 한량은.. 한량만큼은 안 돼.

...

2.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내에서 판단을 내린다. 전지(全知)하지 못한 사람들이 항상 마주치는 문제는 자신의 '편향'과 타인의 '편향'의 부딪침이다.

이런 편향과 같은 것은 사람들이 어떤 특정한 유사한 것을 반복적으로 관찰함으로써 형성되는 것인데, 입장이 다른 두 사람간의 편향의 부딪침은 사실상 객관이라고 하기보다는 '신념'의 부딪침으로 말할 수 있고, 그런 것은 통상 '가치의 대립'이라고 말을 한다.

어제 내 페이스북에 두명의 '어린 친구'들이 서로 다투는 것을 보았는데, 그 다툼 자체에 대해서는 평가를 생략하도록 하겠지만, 이 다툼에서 주목할 점은 서로가 상대방을 비판하는 공통된 근거는 '상대는 종교적으로 해당 사상을 신봉하고 있다.'는 것이 그런 류였다.

여기에 대해서 하나 지적하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 신념을 갖지 못한 사람은 과연 규범적 사실들에 대해서 옳고 그름의 판단을 내릴 수 있겠는가가 그런 것인데, 최소한 어떤 것에 대해서 전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것은 확률적인 선택에 지나지 않고, 그것은 온전한 판단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최소한 당위적인 지식 (예를 들어, 살인은 나쁜짓이다.)라고 주기적으로 학습된 아이의 경우에는 살인의 옳고 그름을 묻는 선택에 있어서 살인에 대해 찍기라고 하기보다 지식을 통해서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과 같이 어떤 규범적 판단의 문제도 자명하게 등장하기 보다는 특정한 '앎'에서 유발되는 것이고 신념적으로 유발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3자의 입장에서 볼 때 얘나 쟤나 다 같이 서로의 신념을 가지고 싸우고 있는데, 비판의 근거가 '신념을 갖고 있다.'라니.. 분명히 그것은 우스운일일지도 모른다.

3. 항상 지적하지만, 자기가 아는 집단에 자신의 신념을 재확인 하는 과정은 현상을 제대로 보기를 원하기 보다는 자신의 신념을 굳건히 하는 정도밖에 되지 못한다. 이것을 개선하는 것이 한정적으로 전지한 사람이 가져야 할 태도일 것이며 '합리적 의구심'의 일종일 것이다.

자신의 신념을 재확인하는 것은 현상을 분석하는 것이기 보다는 자신의 신념의 옳음만을 재확인하여 더욱 강하게 할 것이며, 자신의 '자만심'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현실에는 크게 도움이 될지 한다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타인과의 대화인데, 자신의 신념을 배제하고 최대한 현실의 사정에 기반하여, 알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사용하여 상대방이 왜 저런 말을 하는것인지에 대해서 선의로 해석하여 나의 주장과 무엇이 배치되고, 그 근거가 정확한 것인지에 대해서 따져 물어야 하는 것이, 쓸데없는 자기자만은 버리고 발전적인 지식을 형성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맹목적이고 반복적인 조롱과 냉소, 그리고 비꼼은 전혀 '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3~4년전에 내가 그랬었고, 그 이후에도 상대가 '대화'를 요청한 상황에서 '자기 신념'만 주저리 주저리 말하고 나서 '넌 멍청이다.'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심하게 더러워진 경험이 몇 번 있는 사람이기에 말하건데 듣는 사람에게도 기분이 나쁘고, 자신의 개발에도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받아들여도 되고, 받아들이지 않아도 문제시하지는 않겠으나, 자신이 신념을 갖는 광신도가 되기 보다는 진정으로 사실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말을 듣고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