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 개소리 개소리/나름 분석과 주장?

이미테이션 게임 평가, 너드비하영화, 졸작, 끔찍

종합유추 2015. 4. 14. 23:46

1. 나름 공적장소인 페이스북에서 글을 쓸 때에는 항상 조심하게 되는데, 그 글의 종류가 아는 친구를 심하게 불쾌하게 만들거나 혹은 모욕감을 줄 경우 후일에 관련된 문제로 인해서 발생할 친구와의 감정소모적인 대립이 귀찮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상대방이 내 말을 온전하게 이해하고는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또한 상당한 편견에 사로잡힌 친구라 내가 하고 있는 말을 온전하게 듣기보다는 왜곡해서 들을 가능성이 커, 내가 써놓은 글을 통해서 잘못된 편견을 가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보기에 그러하다.

2. 우연치 않게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을 무려 네번이나 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인 평으로는 재미는 있는데 썩 좋은 영화인지는 의문이 든다. 일단 내가 튜링을 본건지 베네딕트 컴버비치를 본 것인지 모르겠다. 베네딕트 컴버비치는 과거 드라마 '셜록'에서 괴짜 천재 탐정 역할을 주로 담당했었고 이번 이미테이션 게임에서도 같은 괴짜 너드의 역할을 담당했는데 셜록에서의... 그의 너드연기가 너무 강하다보니 이미테이션 게임에서는 그가 '튜링'을 연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의 드라마 배역의 이미지를 연기하는 것인지 사실 분간이 잘 가지 않았었다. 튜링에 걸맞은 배우를 선정하기 위해서 너드연기로 유명한 베네딕트 컴버비치를 데려왔지만 그 결과는 튜링보다는 오히려 극중에서는 베네딕트 컴버비치를 튜링에 투영시킨 것이라, 그만 강조되었을 뿐 튜링 자체의 묘사에 대해서는 그다지 충실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다음으로 아마 영화는 그것을 드러내고 싶었을지 모른다. 2차세계대전이라는 참혹한 전쟁, 그 전쟁 뒤에 숨겨진 에니그마를 해독하기 위한 몇몇의 수학자와 그 가운데 튜링 머신을 만들어서 혁혁한 공을 세운 튜링, 하지만 그의 뒤에 숨겨진 그가 게이라는 사실과 사회적 시선 그리고 그런 사회적 편견이 그를 자살로 몰고간 것과 호르몬 치료를 받은 튜링의 비극적인 죽음. 그 가운데 울려펴지는 메세지 '보편적이지 않은 사람이 비범한 일을 해낸다.'

영화는 2시간이라는 테잎 안에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고 했는지 모른다. 처음부터 끝까지 퍼지는 일관된 메세지는 '보편적이지 않은 사람이 비범한 일을 해낸다.'였을 뿐 제목 '이미테이션 게임'은 전체를 관통할만한 하나의 제목으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마지막에 담당 수사관과의 대면에서 등장하는 튜링이 수사관에게 하는 질문 '당신은 나를 범죄자로 보는가, 아니면 케임브리지의 교수로 보는가, 아니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전쟁영웅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을 '당신은 사람과 기계를 구분할 수 있습니까?, 나는 기계입니까 아니면 사람입니까?'의 질문과 어떠한 연관이 있고 그것은 이미테이션 게임과 어떻게 맥락이 닿아있는가? 이것은 내용만을 가지고는 찾기 어렵다.

주제를 암시하게 하는 문장인, '사람들은 객관적으로 규약된 말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함의를 말에 내포한 채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한다. 난 그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어릴적 튜링의 말은 자극에 연결된 반응을 하는 방식으로 고안된 이미테이션 게임과 얼핏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이나 튜링에게 씌워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동성애자, 대학교수와 같은 사람이 갖고 있는 다양한 성향과 연결시키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평가한다.

차라리, 튜링이 고안한 튜링머신이 에니그마라는 문제에 맞서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서 에니그마의 코드를 모방했던 것과 같이, 튜링은 사회적 시선이라는 문제에 맞서 끊임없이 평범한 사람으로 타인에게 보여지기 위해서 타인에게 자신이 평범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타인을 모방하는 이미테이션 게임을 한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에 도달하기 위한 적절한 추론 근거를 제공해 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내용 구성에서도 비슷한 지적을 하고 싶은데, 따돌림 받는 사람, 게이, 에니그마를 해독한 전쟁영웅, 고독한 천재. 등과 같은 다양한 심벌은 나오는데 가면 갈수록 이 내용이 '튜링'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튜링을 통해서 '소수자 차별은 나쁜거에요!'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지 사실 알길이야 없다.

튜링 전기를 한번 쯤 읽어보신 분이라면 굳이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을 보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첫 장면에 이 영화는 non-fiction에 기반합니다. 라는 말을 했지만 사실 fiction이 꽤 많은 부분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튜링을 비극적인 결말로 몰아넣기 위해서 알려져 있는 평전에 상당부분 손을 댄 것으로 보입니다.

-----------------------------

생각해보니까 2번 주장에 대한 부분은 거의 폐기해야겠다. 너드에 대한 편견으로 조잡하게 만든 재미만 추구한 저급한 영화. 한국식 대량생산용 영화랑 다를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