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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들포들
종합유추
2015. 10. 20. 00:21
가장 맛있어 보이는 음식은 배가 너무 고픈 직전의 상황에 목도한 맥도날드 1955 햄버거일지 모른다. 가장 시원한 물은 하루종일 물을 못 마셔서 갈증에 허덕이다가 마신 한 모금의 물일지 모른다.
열렬히 욕망하지만 마음대로 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도 있는 것이다. 만일 그것이 성취되면 사라질 순간의 욕구라면. 굳이 성취하지 않고 지켜보고만 있어도 그 자체로 즐거운 법이 있는 법이렸다.
욕구를 참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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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신동집
오렌지에 아무도 손을 댈 순 없다.
오렌지는 여기 이대로의 오렌지이다.
더도 덜도 아닌 오렌지이다.
내가 보는 오렌지가 나를 보고 있다.
마음만 낸다면 나도
오렌지의 포들한 껍질을 벗길 수 있다.
마땅히 그런 오렌지만이 문제가 된다.
마음만 먹으면 나도
오렌지의 찹잘한 속살을 깔 수 있다.
마땅히 그런 오렌지만이 문제가 된다.
그러나 오렌지에 아무도 손을 댈 수 없다.
대는 순간
오렌지는 이미 오렌지가 아니고 만다.
내가 보는 오렌지가 나를 보고 있다.
나는 지금 위험한 상태다.
오렌지도 마찬가지로 위험한 상태다.
시간이 똘똘
배암의 또아리를 틀고 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오렌지의 포들한 껍질에
한없이 어진 그림자가 비치고 있다.
누구인지 아직 잘은 몰라도